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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Camino de Santiago 여행기 - Burgos 에서 Santiago 까지 16 - Albergue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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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gue (숙소)는 공설과 사설이 있다. 초현대식이든 오래된 시설이든 공설은 기부금이나 3~4 유로, 내가 서너번 이용했던 사설은 5~9 (?) 유로. 순례자 여권은 각자의 출발지에서 누구나 발급 받을 수 있으며 그걸 보여주면 묵을 수 있다.

일인당 한 Albergue에서 하루만 머물 수 있다. 작은 마을엔 한 군데 있는 경우가 많았고 두세 군데 있는 규모의 마을이나 도시에선 숙소 바꿔가며 며칠이든 묵을 수 있다. 그러지 못했던 것 후회스럽다.
(예외가 없다면 재미 없다. Monte del Gozo는 3일)

드디어 걷기 시작하게 된 첫날 남들 하는대로 준비해간 물통에 수돗물 채워 출발, 쉬엄쉬엄 걸어서 8시간 후  Hontanas의 Albergue에 도착. 오후 4시 반이었다. 29Km. 해냈구나, 첫날의 성취감과 안도감이란. 서울에선 배낭 없이 시속 3.3Km였는데 스틱의 위력에 놀랐다.

위의 사진의 중앙에서 오른쪽 건물. 깔끔, 쾌적, 침대 간격도 널널, 양지바른 빨래터도 널널해서 좋았다. 그곳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도 좋았고.



*


Hontanas를 출발한 날. 아침엔 해가 쨍했는데 몇 시간 후 수평 폭우로 변한 날. 이날 비 때문에 얇은 우비가 찢어진 사람도 있었다. 1,000m 산을 오르는데 연습을 했음에도 숨이 차고 빗물에 젖어도 색이 그대로인 하얀 흙은 신에 겹겹이 달라붙고. 마음이 쓰였으나 달라붙는 흙이 너무 무거워 풀이 있으면 올라가 걸을 때마다 스틱으로 풀을 딛을 때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 중얼거렸다. 내가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라고 말하며 남을 짓밟는 사람이 떠올랐다.
그래 난 사람에겐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까. 이 말이 풀에겐 변명이 되?  물론 안되지.

사진은 그렇게 도착한 Boadilla del Camino의 내가 묵었던 곳 중 가장 멋있었던 Albergue . 사설 5 유로. 비바람 맞고 걸었는데도 28.6 Km, 20~25Km가 목표였음으로 마음이 놓였다.


오른 쪽이 침실, 욕실, 휴게실.

아무리 초저녁 시간이라도 침대에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누워있으면 조용히 한다. 그 때 불이 꺼져 있으면 키지 않는다. 사소한 간식도 나가서 먹는다. 놀라울 만한 남을 위한 배려.  침실에선 잠만 잔다. 그러나 Santiago 가까워지면 이런 무언의 규칙도 깨지긴 했다.

난 남에게 피해를 줄까 침낭 소리 때문에  맘 놓고 뒤척이지 못했다. 먼저 잠든 속편한 이들 코코는 소리 등등 이래저래 잠을 푹 잔 날은  Camino 중 하루도 없었다.  쉽게 잠드는 사람이 부러웠다.


가운데 문에 사무실 겸 작은 휴게실과 왼쪽에 식당이 있다. 볼일 끝내고 들어갔다. 어제 함께 저녁식사했던 독일 도예가와, 스페인에서 일하는 스페인어 못하는 영국인 극작가 등등 만났다. 스페인어 모르고도 극작가 노릇을 ?  누가 알아서 번역해 주나 보다. 사뮤엘 베케트를 존경한단다. 나도 한 때 그를 이해할 순 없었으나 좋아했었다. 이 블로그에 떠나오기 전날 베케트 이야기를 쓰게 된 상황을 비록 영문법 엉망이었으나 더듬거리며 이야기 했다. "고도"를 기다리며... 
Neil Gaiman이라는 작가를 소개해 주며 행복해 한다. 번역본이 있으면 꼭 읽어 보겠다고 약속했다.


누가 만든 걸까 ? 누가 가져다 놓은 걸까 ?
물어봤어야지.
나비 아래 벽에 생긴 얼룩이 내 눈엔 꽃송이로 보인다.
혹시 이곳 직원 hospitalero가 만든 걸까?
레게 머리 싹싹한 멋쟁이인데 날 보자마자 꼬레아노냐고 묻는다. 동양인은 아주 가끔 일본인, 대부분 한국인이다. 그렇다고 하자 꼬레아노, 꼬레아노 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꼬레아노에 질렸어,란 뜻인가. 하긴 Camino에서나 민박집에서나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나 나도 질려버린 꼬레아노들. 그에게 새겨진 나쁜 인상. 앞서간 꼬레아노들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식사가 제공되는데, 물론 유료, 정말 맛이 좋았다. 
hospitalero의 어머니 솜씨.
            
두툼한 이나라 토기그릇은 인심만큼 푸근했다. 음식 사진도 의미가 있었을 텐데 우리나라 젊은이들 따라하는 것 같아 선뜻 찍게 되지 않았다.



       

   대문 들어가자 오른 쪽에 놓여있는 농기구로 보이는.




역시 대문 들어가자 왼족에 놓여있는 이건 뭘까?  저녁 식사 때 마주 앉은 독일 청년은 형틀이라는데 설마?  농기구가 아니구?  그곳 사람에게 물어봤어야지.



도착하자 마자 샤워하고 빨래하는 건 필수 일과. 빨래줄은 선착순.
이날 스패츠를 밖에 널어놓았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하나도 안마르고 얼어있었다. 일교차가 큰 나라. 하루가 4 계절.
           


*




Manjarin의 Albergue. 아기자기하게 장식이 많은 곳. 길가에 있고 팻말과 꾸며놓은 모양새가 재미있어 잠시 들렀는데 화장실은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있다. 잠자리도 추웠다고 한다. 다른 Albergue는 찍어두지 못했다.







 

[ LEICA D-LUX3 ]







2008. 5. 8. 10:13 | A | Camino De Santi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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