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자마자 재빨리 밤색으로 변해버린다. 그러다가 오른 쪽 진 밤색 처럼 뼈만 앙상해졌다가 사라졌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음 봄, 다시 돋아났다. 시들기를 반복.
근처 편하고 푹신한 넓은 흙이 있는 자리에는 키가 1m 정도 친척 풀, 친구 풀이 지금도 늠늠하게 풍성하게 잘 자라고 있다. 안타까워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어쩌다 우연히, 비좁고 불편한 틈 속으로, 바람 타고 흙알갱이가, 씨앗이 날아들었겠지? 검색해 보니, 벼과식물. 식용 가능하다는데,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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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사진과 같은 날, 무릎을 굽혀 낮은 눈높이로 찍은 같은 풀. 시점의 차이는 다른 풀처럼 보이게 한다.
내 학생 시절, 컴퓨터 없던 아나로그 시절. 새 건물을 지을 때 공사장 앞에 조감도를 사람이 손수 그려서 게시했었다.
조감도를 배웠던 '도학'이라는 과목은, 전공 상관 없이 미대생이라면 수강해야했던 필수과목이었다.
도면 작성할 때 필수 요소 중, 서있는 점, 눈의 높이가 있다.
오랫만에 회상하게 해준 두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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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숭어?라는 큰 물고기가 만들어낸 물결이 재미있다. 빛 때문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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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바로 아래에 거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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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날 근처에 있던 거미. 이 거미가 저 거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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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만 숙이게 한 것은 아니다. 팔을 들어 올리게까지.
우리 사람들도, 관습, 예의, 교육, 정의, 법, 폭력, 학대, 여러가지 이유로 이렇게 묶여서, 묶으며 살고 있다.
이기심 때문에 남을 괴롭히는 일, 남의 힘을 빼앗기 위해서만은 쓰지는 말아야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