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휴계소 - 삼거리 - 무학봉 - 방암산 - 광덕주유소. 3시간
정상에서 남쪽으로 20여분 가면 안부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넓은 분지에 농가가 있다. 농가에서부터는 계곡으로 계곡 곳곳이 쉴만한 장소가 많이 있다. 특히 커다란 노송을 지나서 조금 더 내려가면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을 건너게 되며 이어 두줄기의 폭포가 넓은 소를 이루면서 자연풀장 구실을 하고 있다." - 한국의 산하에서 인용 http://www.koreasanha.net/san/banamsan_kwhc.htm
그러나 난 안내판 하나 없는 산인 줄 모르고 위의 코스 역방향으로 올랐다가 혼이 난 날이었다.
광덕 휴게소 등산로 입구는 안쪽 철계단이란다. 주차는 바로 아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가보니 내가 했던 산행 중 유일하게 실망했던 광덕산 입구가 아닌가.
아무래도 원점회귀가 좋을 것 같다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트럭 한 대가 지나간다. 광덕 주유소까지 데려다 준다해서 코스가 바뀐 것이다.
주유소 주인장은 길이 있긴 있는데 이쪽으로는 아무도 안올라 간다며 가르쳐 주신다. 가다 만난 마을 사람들 모두 등산로 같은 건 없고 아무도 오르거나 내러온 일 없다며 절래절래한다. 불안해 진다. 모르면 없다고 하는 걸 거야. 가끔 그런 일 겪지 않았는가 생각하며 걷는데 나무로 길이 막혀 있는지 막아놨는지, 주유소 아저씨가 일러준 그 길인 것 같아 들어갔다. 일단 오를 수 있는 데까지 올랐다가 아니면 되돌아 오기로 했다.
산행이나 걷는 여행할 땐 "앞으로" 병에 걸린다. 뒤돌아 가서 광덕 휴게소에서 다시 시작하자니 시간도 그랬다.
너무나 잘 닦여 있는 길이 나온다. ???? 6번 코스라고 씌어진 둔탁한 시멘트 게시판과 훈련시설이 나오더니 13 코스로 죽 이어진다. 군사훈련시설이라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이었던 것이다. 토끼you격 훈련ㅇ이었다. 에랏 모르겠다. 그냥 계속 갔다. 이마저 끝나갈 무렵 눈송이까지 휫날리고... 무서웠다. 아침방송의 등산객 사고소식도 떠오르고. 옷은 지난 번보다 얇고 배터리 쉽게 방전되는 낡은 핸드폰, 쌓여있는 눈엔 발자국 하나 없다.
통신 케이블 따라가면 될 것 같다는 지혜로운 "우리둘만 산악회" 회장님 말에 평소 거슬렸던 줄이 생명줄로 느껴졌다. 길은 험했다. 눈이 쌓여 있어서 더 그랬겠지만 여러 번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스패츠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눈송이로 양말이 서서히 젖여드니 마음도 자꾸만 서늘해져 간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산악회 리본이 보이기 시작했다. 며칠 전 것으로 보이는 사람 발자국도 두 개, 얼마나 반갑던지. 이젠 리본 따라가면 광덕 휴게소가 나오겠지 했는데 왠 광덕 계곡? 갈림길을 못봤는데?
어떻게 휴게소까지 가나 걷고 있는데 차 한대가 지나간다. 손을 흔들자 세워 준다.
산에서 간식 한 번 먹었을 뿐, 가져간 점심은 차에서 먹을까 하다 길 막히기 전 서울로. 긴장과 공포감 때문에 배고픈 줄 몰랐다. 고산등반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장차 일어날 일은 아무도 몰라요. 웃고 있는 동구리.
등산로 입구 찾다가... 여름에 흘렸던 땀이 남아있을 밀짚모자가 정겹다.
기초훈련 구조물이랑 코스번호 찍은 사진은 나름 재미난데 공개해도 되는지 몰라서 이것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번암산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저 그랬다.
내려가는 길은 과연?
산악회 리본이라면 낡고 후줄근하게 생겼어도 너무너무 예뻐 보였다. 떨어져 있는 쓰레기 마저도.
헬기장인듯. 나무 엮어놓은 이건 뭘까?
광덕계곡이 보인다. 입산금지 표지가 있었다.
3시간 30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던 절경 음미할 경황도 없었던 산행이였다. 보통 350 - 400 컷
찍던 사진도 100컷 정도 밖에 찍을 수 없었다.
무사히 서울로 돌아가고 있구나.
Climbing Mt. Beon-am, Sanai-Myeon, Kangwo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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