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좋은 산 찾던 중 경비 대비 계절을 따져 아깝지 않은 모악산으로 결정. 비용이 많이 드는
산은 계절에 맞게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찜해 둔 몇 산은 아껴두기로.
월요일이라 그런가, 천안까지 입석.
천안 지나 앉았다. 안개낀 풍경.
김제 도착. 환경오염시설 때문에 암환자 많이 발생한다는 방송을 어제 봤기 때문에 그 덕을 보고
사는 입장이라 마음이 불편했다.
김제역 바로 앞 경찰서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금산사'행 5번을 타면 종점에서 내린다. 차비는
금산사 방향은 내릴 때, 김제역 갈 땐 탈 때 내거나 찍는단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주차장 건너편 공원안내소 바로 왼쪽 오솔길로 올랐다가 금산사 연리지 방향
으로 내려오는 것이 좋다고 안내해 준다. 그렇게 오르기 시작.
지도 크게 보려면 클릭.
지도에는 중간에 길을 잃어 없는 길을 헤매고 능선에서는 잘못 들어선 길을 되돌아 목적했던 북봉
까지 오른 흔적이 보인다. 이날 버스가사님 추천 오르막 길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산길로 진
입해 고도를 높힐 수 있지만 묘가 많고 풍경도 별로였다. 삼원암과 연리지를 들리지 못했던 아쉬운
산행이었다. 제일 좋은 코스? ...... 모르겠다.
금산사 전경이 보인다.
안내판이 자주 서있다.
멀리 보이는 정상.
폭신향긋.
사람도 제법 있어 지난 산행 때랑 달라, 안무섭군, 했는데 잠시 후...
서있는 자리가 별표 * 자리. 하얀 화살표 방향으로 갔어야 했다.
정상 가는 ? 갈림길을 어느 새 지나버렸지? 이런 중요한 안내판을 못보다니???
지도의 별표 윗 방향은 안내판의 '등산로 아님, 위험' 방향이다. 산행이나 여행할 때
되돌아가기 싫어지는 '앞으로병'이 도지곤 한다. 그쪽으로 오르기로 결심.
무서웠다. 처음엔 돌에 그려진 빨간 화살표랑 길이 보여 따라가면 됐는데 그것마저도 놓치고 말
았다. 더 무서워졌다. 마음은 점점 더 급해졌으나 그렇다고 빨리 오를 수도 없는 일. 그나마 날씨
가 좋아 다행.
서두르다 보니 숨이 많이 찼다. 무서워, 하면서도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드디어 능선에 올랐다. 이때의 안도감이란...
그러나 내가 북봉 아래 능선에 오른 줄도 모르고 매봉과 북봉 사이 능선으로 착각, 매봉 포기하고
북봉으로 가지뭐, 오른 쪽 길로 간다.
오르막은 안나오고 계속 내리막길이라 은근 걱정스러워진다.
걱정은 현실로. 정상 반대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아무리 늦게 북봉에 도착하더라도 어두워지
기 전까지는 내려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만약을 위해 해드램프 꼭 챙기리라 마음 먹었
다. 그냥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으나 기울인 노력과 차비가 아까웠다. 다시 오르기로
결심. - 흠, 이럴 땐 헝그리 정신이 좋구나.
되돌아온 같은 지점.
배는 고파오고 급하게 오르느라 진이 빠졌다. 험한 산도 아니었는데 안내판 딱 한 번 놓치고 잘
못된 판단 때문에 생고생... 한심했다. 혼잣말로 송심이가 아니야 한심이야...
그리하여 그 많은? 우여곡절을 안고 목적지 북봉, 제2 헬기장에 드디어 안착. 보이는 것은 정상에
있는 중계탑. 내려갈 때 보니 직원용 케이블카 시설이 있었다.
난 왼쪽에서 올랐다.
길을 잃지 않았더라면 매봉에서 시원한 전망 바라보며 능선길 따라 이곳으로
왔을 것이다.
북봉에서 바라본 풍경. 이곳에 두 쌍이 점심 중.
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입맛을 잃었으나 기운 차리기 위해 억지로 다 먹었다.
다시 북봉으로 가서 올랐던 길로 되돌아가려는데 장일범처럼 생긴 아저씨가 반대쪽으로 내려가
보세요, 한다. 기왕아면 다른 길이 좋구말고요. 안내판 잘 서있다구요? 감사합니다.
중계탑 정상 방향으로 조금 가면 나오는 이 표시에서 하산.
내려간다. 마음 편하게.
이런 전망에 중독이 됐구나. 그래서 기를 쓰는구나. 그러나 내려가야 한다. 아쉽다. 정말. - 크게 보기 클릭.
한~~ 동안 포장된 길을 간다. 마음 편하게.
금산사 뒷쪽이다. 초겨울인데 이럴 수가.... 금산사 이야기는 잠시 후에.
너무 지쳐버려 금산사 구경 휘리릭 하고 주차장으로.
금산사 입구.
주차장 근처에서 귀여운 누렁이 새끼들 찍고 있는데 어미?가 달려나와 왈왈거려 이날 무서움의
끝을 장식.
김제역 가는 버스에서. 싹싹한 같은 기사 아저씨. 나랑 다른 한 손님에게 야구르트를 주신다.
기사 아저씨는 우리같은 나그네 말고는 승객들 대부분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서울에선 접하기
어려워진 일.
예정대로라면 탈 수 없었는데 연착한 덕에 무궁화를 곧 탈 수 있었다. 창가로 주세요~.
어스름해질 때를 기다렸다 찰칵.
졸다 찰칵을 반복해서 얻은 쓸만한 겨우 한 컷.
Climbing Mt. Moack, Gimje-City, Jeonlabuk-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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