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를 경험하기 위해 Burgos 부터 걷기로 작정을 했다.
Spain 간 김에 들려 보려고 현대미술관을 검색하니 Bilbao에 Guggenheim 미술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도를 보니 Burgos와 가까운 북쪽에 있었다.
저렴한 항공편 택했으니 당연 갈아타야 했다. 프랑스 드골 공항.
연계된 지하철 역 ? 밖에 나가 구경해도 될만한 대기시간이었지만
준비해간 기초 스페인어 교재를 짬짬히 보며 그냥 공항만 돌아다녔다.
Bilbao 공항은 밤 9시쯤 도착했다. 짐을 기다리는데 나랑 또 한 사람만 다른 곳에 가서 찾으라고 직원이 일부러 찾아와 알려 주었다. 짐을 찾고 보니 혼자 남았다. 직원이 신고할 거 있느냐기에 없다니까 그냥 나가란다. 비도 오고 워낙 길눈 어두워 택시를 잡아 탔는데 어떤 여자가 문을 두드리며 막 뭐라한다. 왜 저러지? 입국 신고서나 스템프 없이 나와서 그런가? 아무래도 불안해 다시 되돌아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기사랑 말이 안통해 시간 흘러, 알아듣고서도 유턴 되는 길 나올 때까지 한참, 도착해서 당황하는데 그 택시기사가 안내에 데려다 주었다. no problem ! 이란다. 그리하여 나온 왕복 택시비가 60 유로. 아까웠다.
-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여권에 입국도장 없어 경찰서에 연행, 조사받느라 고생한 이도 있긴 있다. 내 경우 운이 좋았던 거다. 되도록 도장 받고 나오길.
트램 정류장 근처의 병원이다. 지붕이 재미있는데 이런 양식이 바스크식인가?
유스호스텔은 언덕 위에 있었다. 남녀 고등학생 단체 손님들로 가득했다. 샤워할 때 남학생들이 잠금장치 없는 샤워실 입구의 문을 열었다 닫았다 장난을 하며 킥킥거려 불안했다. 짖굳은 녀석들, 2시 경까지 잠 안자고 떠들고 돌아다니고.
아침 식사는 퍽퍽한 식빵에 차 종류다. 다 먹어가는데 보니까 전기 프라이팬 모양의 토스터기가 있었다. 구워 먹었으면 맛있었을 텐데. 한심...
호스텔을 나섰다. 배낭도 무거웠고 오른 쪽 무릎이 시큰거려 마음도 무거웠다. 떠나기 전 걷는 연습 시작해서 열흘 쯤, 세탁기 앞 젖은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졌었다. 내 평생 가장 심하게 넘어진 거였다. 멍이 시퍼렇게 들긴 했지만 괜찮았는데 떠나기 사나흘 전 쯤부터 약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꼼짝 말고 쉬랄까봐 병원에도 안갔었다. 기왕에 비행기표도 구입했겠다 빈둥 놀다라도 와야지 하며 떠나 온 거였다.
호스텔에서 얻은 지도를 봐도 입체적인 구조의 거리를 파악하는 일은 내 능력 밖이었다. 길에서 만난 Camino 복장 아저씨 셋 중 한 분이 나를 유심히 보고 있다가 길을 벗어나자 손짓을 하며 알려 주셨다. 고마웠다.
놀이터를 통해본 Guggenheim 미술관
드디어 도착했다. 실물보다 사진이 훨씬 질감이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