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photologue by seame song  







설악산 대청봉, 오색에서 올라 한계령으로 내려오던 날

 

 

 

 




오색 주차장 → 대청봉 → 한계령 휴게소.

오색 입구를 개방하는 새벽 2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정상에 있는 중청 대피소에서 아침을 만들어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복잡할 것 같아 출발 전 간단하게 요기했다.

3시 30분 헤드램프 달고 오르기 시작했다. 

바람소리, 계곡소리,  하늘엔 조각달과 별이 총총.
사람들은 씩씩하게 잘 오른다.  힘들어하는 건 나 하나였던 것 같다.  
스틱 준비 안했던 걸 후회했다. 난간이나 쟈일 있을 때마다 그걸 의지해서

올랐기 때문에 지금도 어깨가 아프다. 밤에 서울에 약속이 있어

서들러야 했으나 자주자주 쉴 수 밖에 없었다.

정상에는 오르지 못할 줄 알았다.

지금 돌아와 이걸 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 큰 이미지는 클릭해서 더 크고 선명하게 봐주세요. 

 



정상을 앞두고 해가 오르기 시작.

계획대로 2시에 출발했었다면 정상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었을텐데

목표가 해돋이가 아니어서 그닥 아쉽진 않았다.

 

 

 


 

 

 

 

 





 



정상에서. 

바람이 강해서 몸이 휘청했다. 
가려서 안보여 표지석이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을만큼 사람이 많았다.

사람이 많으면 그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어 초초해지고

안달이 나는 습성 때문에 아무 생각 없었다.



 

근사하게 지어놓은 요즘엔 대피소라 부르게 된 산장이 보인다.

미리 요기해두길 잘했다. 대피소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이 장관을 보려고 그 고생을 했나.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풍이 절정이라는 소식이 뉴스시간에 보도되었다. 그 색조를 부담스러워하는

난 잠시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거의 다 떨어진 상태라 좋았다. 

오르는 길에 비하면 한계령 가는 길은 수월했으나  내리락 오르락을

무한 반복하는 것 같았다. 가도가도 전체적인 고도엔 거의 변화가 없다.

내가 내가 아니라 벌받는 시지프스였나? 싶었다. 맴돌다가 영영

내려오지 못할 줄 알았다. 지금 돌아와 이걸 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떤 연유로 지어졌는지 모르지만 양희은이 노래했던 '한계령'의 가사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우리는 모두 시지프스다.






마지막 사진은  한계령 후게소 차도에서 오색가는 버스 기다리던 자리에 피던 꽃. 
오색에 주차해 둘 사람은 주말 낮엔 무척 혼잡해지므로 빠져나갈 일 고려하길.

총 산행 시간 :

오르기 = 약 3시간 30분 
정상 + 산장 휴식 = 1시간
내리기 = 약 4시간 30분

전날 만났던 아주머니들보다 30분씩 더 걸렸다.


결국 내려왔다.
김수근(15년 후 덧붙밈, 류춘수라고?)이 지었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좀 더 신경 써서 봤어야할

한계령 휴게소는 인산인해 차산차해였다.




                       





 


2008. 10. 27. 13:02 | A |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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