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 흥룡사 - 향적봉 - 도마치봉 - 삼각봉 - 백운산 - 봉래굴 - 백운계곡 - 흥룡사.
느린 걸음으로 약 6시간 10분.
숲을 만끽하고 싶거나 더운 여름에 제격인 산행지였다. 계속 키 큰 나무에 둘러쌓여 그늘로만
다녀서 시원했다. 탁 트인 풍경을 원한다면(사실 아쉬웠다.) 겨울에 오르거나 오르지 말거나.
지난 번 오봉산행 때에 이어 이번에 가져간 산행지도에도 오류가 있었는데 안내판이 자상하게
잘되어 있어 문제 없었다. 감만 믿고 정한 코스였는데 대만족. 백운계곡 마무리가 백미.
흥룡사
경내를 가로질러 내려가면서 산행 시작.
대부분 흙길. 좋은 점, 폭신폭신. 나쁜 점, 내리막에서 미끌. 늘 사이 좋게 공존하는 장단점.
도마치봉 방향으로.
먼 산 풍경은 감질나게 보인다.
향적봉 정상.
도마치봉 방향으로.
두어군데 밖에 안되는 전망바위에 올라.
전망바위에서 드디어 찍을 수 있었던 나비. 나비는 앉을 때 날개를 접는다고 배웠는데 나방인가?
찍으려고 애를 쓸 땐 어렵다가 마음을 비우면 기회가 오곤 한다. 욕심을 버리자.
가운데에 녹아서 흘러내린 나무뿌리.
도마치봉 정상. 헬기장 표시가 있었다.
바라본 풍경.
도마치봉을 오른 길 방향으로 다시 내려가자마자 삼각형을 그리는 다른 쪽 길이 백운산 방향.
길이 단조러워 지루하다 느낄 무렵 이런 구간이 자주 나온다. 산행의 재미. 우리 나이에 이런데가
아니면 어디서 낑낑 매달려 놀아보겠는가.
삼각봉
백운산 정상, 물론 백운산이라고 써있다. 산행은 중년 이후 한자 세대가 대세다. 한자를 모르는
지금의 젊은 층이 산을 즐겨 찾는 나이가 되면 어쩌지. 영어 조기교육 받고 있는 어린 세대가 커
서 공무원이 배출될 때가 되면 한글 이름과 영어 표기가 함께 나타날 것임이 분명하다.
바라본 풍경
다시 내려가야 한다.
봉래굴 방향으로 가야 백운계곡으로 갈 수 있다. 오를 때 유심히 봐둔 덕을 봤다. 표지판이 유일
하게 아쉬웠던 지점.
봉래굴. 봉래 양사언 선생의 현실도피했던 곳이라는데 겁 많은 내겐 무섭게 느껴졌다.
계곡길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잘 안다니는지 길이 뚜렷하지 않았다.
난생 처음 보게 된 물 마시는 벌. 잠시 계곡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데 날아오더니 마시고 간다.
계곡이 넓어질 무렵 길은 뚜렷해지고 나무와 바위가 만들어내는 멋의 어울림에 피곤하거나 귀찮
다는 생각 안날 정도로 자주 카메라를 꺼내게 된다.
오를 때 봤던 갈림길 방향표시를 다시 보니 반가웠다.
청개구리가 작아서 예뻤다.
다시 찾은 흥룡사를 다른 각도에서. 시종일관 울리던 대포 소리를 들으며 한 번 꽈당 넘어져 아찔
했던 산행 끝. 숲의 위력이었나 느낌은 힘들지 않았는데 몸은 그렇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