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photologue by seame song  







검정 색을 제일 좋아한다는 아이

 

 




 


 

 

1. 모든 색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다양한 면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어떤 색을 좋아한다면 그 색의 긍정적인 면을 좋아하는 것, 어떤 색을 싫어한다면 그 색의 부정적인 면을 싫어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저런 색을 어떻게 좋아하지?" 흔히 듣는 말. 이것은 그 색의 긍정적인 면을 무시하고 부정적인 면만을 생각하면서 하는 말이다.

 

2. 색에 관한 일반적인 정의보다 개인적인 경험이 우선한다. 


 

* 사막에서 며칠 동안 물을 마시지 못한 아이가 있다. 컵이 둘, 놓여있다. 옆에 있다이아몬드 가득 담긴 컵이 아니라 고른다. 한 아이가 어떤 색을 유난히 좋아한다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사막의 물컵처럼 부족함을 채워주거나 또 하나. 나의 나 다움을 보여주기 때문. 엄마나, 교사가 싫어하는 색이라고 해도 절대로 금지하면 안된다. 실컷 좋아하게 두어야한다. 까만 매미에게 넌 왜 까맣게 맴맴거리니? 예쁜 병아리처럼 노랗게 삐약삐약하지 않고?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번 제주도 표선 초등학교에서 6학년 대상으로 특강을 했을 때 검정색을 제일 좋아한다는 남자 아이가 있었다. 

저는요. 곤충을 좋아하거든요. 하면서 자신이 수집한 내가 일지 못하는 곤충 이름을 줄줄이 댄다. 그림도 검정색으로 그린다.  뿔이 늠름하게 달린 뭐라 했던 곤충...

오래 전 만났던 검정색 그림을 그리는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었다. 아이들 집에서 구룹지도를 했었는데 엄마가 걱정을 한다. 아이를 보면 문제는 없는 것 같고 확실한 선으로 표현하고 싶을 때 검정색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너무 걱정 마세요.

2개월 마다 집을 옮기는데 드디어 그 아이네 집 차례가 왔다.
그 집에 들어가는 순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집안에는 품격 있는 우리나라 수묵화가 보기 좋게 여러 폭 걸려 있었고 가구도 대부분 조선시대 선비들이 사용하던 사랑방 목가구였다. 어려서 부터 그런 분위기에서 검정색, 정확하게는 먹색의 멋을 알고 자라났던 것이다. 

교훈: 사정을 알기 전에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

 - 사진은 살아있나 들여다 볼 정도로 하루 종일 창가를 떠나지 않았던 매미다.


*

 



덧붙이는 글 2015. 5.16.

 

검색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꾸준해서 색채학 수업을 15 년 넘게 했던 책임감 때문에 덧붙인다.

 

가장 어두운 검정색을 유난히 좋아한다면 혹시 문제아가 아닐까 걱정하게 될 수도 있는 색이긴 하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검정 색 옷은 조폭들도 입지만 신부님이나 일본 스님도  입는다.

독립적이거나 카리스마를 추구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불안한 마음을 제일 무게감이 있는 색으로 꽉 눌러 안정감을 갖고 싶을 수도 있다. 아니면 친숙한 연필 색과 같아 무심코 골랐을 수도 있다. 미술학원 한 달 다녔는데 연필로 선연습만하다 잠시 소묘를하다 그만두었을 수도 있다. 각각의 경우가 다르므로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부정적인 원인 때문에 좋아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부정적인 면은 알고보면 모든 색에 있다.

힘의 상징인 빨강은 파괴나 공포의 색이다.

순진한 사람이 좋아하는 노랑은 질병과 사기꾼의 색이기도 하다.

노랑의 보색인 보라 색, 호화로움과 환상의 색인 보라는 판단력을 흐리게하는 마술쇼에 사용된다.

 

 

 

 

 

* 내 친구 중에 심리학 박사, ㄱ 대학 교수가 있다.

 

그 친구가 대학 1학년 때 들려준 이야기. 같은 반 친구가 과제로 한 가지 재미난 연구를 했었다.

가난한 학생과 부유한 학생 두 구룹에게 100 원짜리 동전을 그리게 하기.

예측, 가난할 수록 돈의 가치가 큼으로 크게 그릴 것이다.

 

예측과 정 반대 결과가 나왔단다.

 

가난한 아이는 그림을 그려본 일이 별로 없어서,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어서 화면 구석에 작게 조심스럽게 그렸단다.

반면에 부유한 아이들은 그림을 많이 그려봤거나 위축되지 않아 크게 당당하게 화면을 채웠다는. (기교적인 면을 예측했더라면 맞는 실험이긴 했다.)

 

그림은 그런 것이다. '그린다'는 기술적인, 기교적인 문제가 개입하기 때문에 그림은 단순한 기호 읽기가 가능한 심리테스트가 아니다.

그 친구가 그런 말을 해주었다. 오차범위  플러스 마이너스 얼마라는 통계가 안나온 이야기는 함부로 못해준다고.

 

 

 

 

함부로 판단하지 맙시다.

인터넷으로 뒤져서 위험한 해석을 찾아내어 아이를 잘못 바라보지 맙시다 !!!

색에 대해 궁굼하면 인지도 있는 '출판된 책'을 찾아보세요.

(모든 색에 대한 내 모든 자료를 요약해서 공개했었는데, 양해 없이 무단으로 복사해 올려놓은 디자인 학원이 몇 군데 있었다. 정리하느라 애먹었었다. 그 때 모두 내렸다.)

 

이 경우에도 반듯이 색에 관한 일반적인 정의보다 개인적인 경험이 우선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누가 평균치에 속하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는가.

보편적인 색의 정의만으로 단순하게 쉽게 해석하거나 판단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보겠다.

 

1. 어떤 사람이 파란 색 환경( 파란 색 옷을 입은 사람이나 파란 방 )에서 오랫동안 학대를 받았다. 이 사람은 파란 색을 볼 때마다 공포와 분노를 느낀다. 원래 파란 색은 진정작용이 있는 색이다. 공포와 분노를 유발하는 빨간 색을 볼 때보다 더.

 

2. 내 경험담이다. 고속도로에서 바로 앞차가 졸음운전이었는지 사고를 냈다. 차는 뒤집혔다. 지나가다 기절한 운전자가 보였는데 분홍색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 일로 분홍색을 볼 때마다 그 일이 생각난다. 분홍은 행복한 색인데 불행이 떠오른다.

 

3. 또 다른 내 이야기. 어느 시기에만 특정 색을 좋아한다면 그 시기에 그 색이 가지고 있는 힘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작품을 할 때는 쓰지 않았다. 내 작품에 맞지 않는 색이었기 때문이다.

 

 초보 화가시절, 앞으로는, 제일 좋아하는 색을 작품에는 쓰지 말자 마음 먹었었다. 평생 동안 이어진 결심이 되고 말았다. 그 색을 칠해놓고 바라보느라 작품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9. 7. 20. 11:00 | A | Ordinary Flav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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