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photologue by seame song  







추상화 같은 얼룩 - 오래된 포장지



 

 






 





 

 

 

 

 

 



인터넷에 올라있는 미술관련 글 - 블로그, 지식in, tip의 질문 답글, cafe 글- 에 의외로 오류가 많은 데 놀랐다. 정확한 지식을 위해서는 믿을만한 학자들의 저서를 접하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러나 당장 알고 싶어하는 초, 중, 고 학생들의 추상화의 기초적인 이해를 돕기 위하여 쓴다.




1. 추상화란 정확하게 무엇일까.
2. 추상화에 대한 오해.
3. 추상화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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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상화란 정확하게 무엇일까.

 

추상화는 화면 속에 보통명사, 고유명사로 부를 수 있는 사물이 나타나지 않으며 점 선 면 색 질감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석적, 기하학적, 차가운 추상화의 대표작가로 Mondrian 1872-1944, 감성적이고 뜨거운 서정적 추상화의 대표작가로는 Kandinsky 1866-1944가 있다.

차가운 추상화라고 해서 색조가 푸른 색 계통이라는 뜻은 아니다.
지적이고 분석적이고 계획적이고 계산적이라는 뜻이다. 

뜨거운 추상화는 반대로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의 작품을 가리킨다. 이 역시 색조가 붉은 계통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흔히 추상화가로 잘못 알고 있는 Picasso는 입체파 화가다.
그의 그림엔 사람도 있고 꽃도 있고...


그렇다면 위의 얼룩은 어디에 속할까요?
맞았어요. 서정적 추상화.



추상화는 20C 초부터 시작해서 중반을 좀 넘길 때까지의 중요한 양식 중 하나다. 지금은 미술사에서나 다루어지지 중심 화단에서는 추상화를 그리거나 화제에 올리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회화의 순수함을 추구하려 했던 미술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양식(뒤에 설명)이니 만큼 배우는 학생으로써 작품을 만들어 보거나 (점 선 면 색채, 특히 구성 composition 연습은 모든 미술 분야의 중요한 기초다.)
알아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끊임 없이 composition을 하고 있다.
사진 찍을 때 전신을 찍을까 가슴까지 찍을까, 한가운데 세울까 3분의 1 오른쪽 자리에 세울까 라든지. 머리핀은 어디에 꽂을까. 스카프는 매듭을 가운데 오게 묶을까 3분의 1 오른쪽에 묶을까. 그밖에도 가구배치, 접시에 보기 좋게 음식 담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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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추상화에 대한 오해.

 

추상화는 화가의 '내면'을 표현했다?

이것이야말로 큰 오해다.

 

추상화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림에는 작가의 내면이 깃들어있다.

의도적으로 내면을 표현해야지 작정하는 경우가 있고 은연 중에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a. 광주리 수북한 따뜻한 색조로 그려진 탐스러운 사과 그림

b. 을시년스러운 배경의 상처 투성이 사과 그림

 

a 와 b 는 누가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또 있다. a 와 같은 식으로 같은 광주리에 시과를 담고 같은 배경에 같은 색으로 그려보게 한다. 열 사람이 그리면 열 가지 그림이 나온다. 그린 사람의 개성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가의 개성이 필연적으로, 은연 중에 드러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격이 대범하면 대범하게, 깐깐하면 깐깐한 그림을,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실력이 부족해 안달이 나면 어설프거나 초조한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다. 연필로만 그리는 스케치나 데셍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추상화의 '내면의 표현'의 문제는 다른 모든 양식과 비교해서 그 비율을 따져봐야 한다. 그 비율은 같다. 사람의 개성의 비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추상화는 내면을 표현한다는 정의는 성립이 안된다. 오해다. 모든 작품은 재료, 색, 선, 구성 등등 화면의 시각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결과물이다. 이것 없이는 작품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추상화도 마찬가지다. 감정이 전부로 보이는 서정적 추상의 경우에도 화가는 끊임 없이 사용하는 재료와 화면의 구조를 실험하고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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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추상화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추상화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사실은 보는 순간 어느 정도 이미 이해하고 있다. 그 이해는 어느 정도 맞다.

흐리고 가는 선은 여리게 느껴지고 강하고 진한 선은 그렇게 느낀다.

무엇이 그려졌나 주제가 무엇인가 말로 바꿀 수 없으면 모른다고 착각하는 것 뿐이다.
(반대로 풍경화나 정물화 인물화가 쉽다는 것도 오해다. 그 작품의 양식적인 특성이나 작가가 표현하려고 하는 개인적인 메시지나 상징등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추상화를 이해하려면 음식을 맛볼 때처럼 하면 된다. 음식맛은 100% 말로 설명할 수 없고 그러려고 하지 않는다. 음식은 입으로 맛을 보고 그림은 눈으로 멋을 본다.



그렇다면 추상화는 아무렇게나 만든 낙서같은 그림일까요? 아니죠. 음식을 아무렇게나 만들지 않듯이요.
그 어떤 화가가 작품을 만들면서 아무렇게나 하겠어요.

만드는 과정의 일부가 장난처럼 보일 수는 있어요. 피자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을 던지거나 때리거나 하죠. 그러나 아무도 그걸 장난한다고 보진 않죠.



...


또 이렇게 생각해 본다. 추상화를 네모난 접시라고 생각해 본다. 마름모나 동그란 화면의 추상화도 있다. 그 땐 그런 모양. 접시를 사러 간다. 마음에 드는 걸 찾았다.

왜 그것을 골랐는가.

...

접시의 두께, 색, 무늬, 재질 등이 마음에 들어서 고르지 않았는가. 그런 식으로 추상화를 바라보면 된다.


미술사학자나 평론가들도 작품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작품을 만든 작가에 대한 배경, 심리적 특성, 가정환경, 민족이나 국가적 특성, 그가 속한 미술사적 배경 뿐 아니라 시대배경과 사회적 성격, 제작기법, 제작의도, 등을 깊이 연구한다.

그런 연구와 경험의 축적 때문에 처음 접하는 작품을 대할 때 어느 정도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진다.

핸드폰을 구입하고 게임기나 pc로 새로운 게임을 하려면 메뉴얼을  보거나 친구에게 물어서 조작법과 규칙을 열심히 익히고 또 익힐 것이다.

그러니 뭐든지 알고 싶다면 반듯이 노력을 기울여 배워야 한다.

미술사, 평론문 등 책을 본다. 시 소설 보다, 열심히 익히고 또 익히는 메뉴얼 보다 쉽게 씌어 있는 책이 많다. 도서관이나 책방에 가서 뒤적거리기만 해도 뭔가 새로운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틈 나는데로 전시회 열고 있는 화랑이나 미술관, 박물관에 가보는 거다. TV 광고하는 비싼 입장료 내야하는 전시회 말고도 찾아보면 무료 전시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학교, 학원 공부 시험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다 ? 시험은 점점 더 창의성과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 회화의 순수함을 추구하려 했던 양식 ?

화면에 보통 명사나 고유 명사로 부를 수 있는 형상 즉 사물이 담겨 있을 경우엔 감정, 상징, 이야기, 신화, 설화 등 문학성이 개입된다.

먼 곳일 수록 작게 혹은 흐리게 그리는 원근법이나 또 사물을 입체로 보이게 하는 명암법은 3차원의 건축적인 요소, 조각적인 요소다. 원래 화면은 납작한 평면임으로 진정한 회화를 찾기 위해 이런 요소를 모두 배제해 나갔다.

추상화에는 그럼에도 여전히 그림 이외의 음악적 요소 즉 리듬, 구성, 하모니 등이 남아 있다. 

드디어 음악적 요소마저 배제함으로 순수성를 완성하게 된다.
그 양식이 바로 미니멀리즘 Minimalism (1960 중반-70년대 말) 혹은 미니멀한 회화다. (이들 작품을 추상화라고 부르지 않는다. 쉽게 알 수 있는 차이로는 음악성의 특징적 요소인 구성 composition이 최소화 되어 있다.
화면이 텅 비어 있다거나 단순하게 나뉘어 있다거나 반복적이거나...)

그러나 순수성 자체가 다시 문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끼리, 순수한 한민족끼리만 모여 산다고 생각해 보자.
순수해서 좋다. 그러나 다른 민족의 풍습, 음식, 의상, 축제, 건축 등등,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보는 것도 풍요롭고 재미있지 않는가.

 Minimalism 의 순수성이 틀렸다거나 나빠서가 아니다.
1980년대초 이후 포스트 모더니즘은 모든 것을 다시 포용하는 태도로 표현의 다양성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과거로 되돌아간 것은 아니다.



 

 

 




2009. 1. 4. 00:00 | A | Point Line P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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