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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 풍광을 함께 보게 된 지리산 천왕봉 산행



지리산 완주를 꿈꾸다가 언제가 될 지 요원해 욕심을 버리고 한 봉우리씩 가보기로 했다. 당연히 첫 번째는 천왕봉이다.  

중산리 - 로타리 대피소 - 천왕봉 - 로타리 대피소 - 중산리, 약 8시간.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밤12시 심야버스로 3시간 후 원지 시외버스 주차장에 내리고 택시로 중산리 탐방센터 입구까지 이동. 택시는 야간에 두 대가 항상 대기, 더 필요하면 기사들 거처가 모두 가까이 있으니 전화를 하면 된다고 한다. 35,000원. 돌아올 때는 탐방센터 입구에서 약 40분 거리 (가다가 점심을 했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 의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로 원지까지 갈 수 있다.

참고로 원지 주차장은 따로 건물이 없고 야간에 문을 여는 매점이나 식당도 없다.






                 중산리 탐방센터 입구.
















깜깜한 산길을 해드램프 달고 걷는 건 세 번째다. 도시인이 평소엔 경험하기 힘든 묘한 집중력에 풍경을 감상할 수 없는 아쉬움이 상쇄된다. 불빛이 끝나는 지점엔 꼭 차도가 나타날 것 같은 착각에 자주 빠졌다. 착각은 내 특기인가, 아니면 평생을 대부분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인가.

오르자 마자 비가 약하게 내리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우박이 섞인다. 산악일기예보 site를 믿은 게 잘못이었다. 방수팩을 준비하지 않아서 자켓 안으로 카메라 가방을 고쳐맸다. 산행 내내 그랬으니 모양새가 좀 그랬다. 이 날 사진은 카메라 꺼내는 일도 다른 날에 비해 많이 번거러웠고 망가질 것 각오하고 찍은 귀한? 사진들이다.






                 로타리 대피소에서 아침식사와 휴식을 하고 다시 오르니 날이 밝아온다.































                   개선문 바위.















                  남강 발원지 천왕샘이라는 큰 게시판이 서있다.
































                 정상엔 바람이 대단했다. 원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백무동 방향은 아이젠 없이는 갈 수 없다는 
                 오르다 마주친 등산객 말을 듣고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간다. 그 사람 안만났으면 고생할 뻔 했다.







                  아이젠을 넣었다가 들어가지 않아 다시 뺐던 걸 아쉬워 했다. 큰 배낭을 안매려다가 그만...
                  장갑도 여름용이라 손끝이 시려웠다. 겨울용은 셔터 누르기가 어려워서 망설이다가 그만...







                   








                대여섯 번 넘어졌다. 그러는 사이 배낭 양 옆 포켓엔 눈이 가득했다는 걸 대피소에 가서야 알았다.








                  유심히 보면 눈발이 보인다. 지리산 법계사. 들어가 볼 기운이 없어 그냥 통과.
 







                  드디어 보게 된 먼 산 풍경. 이 맛에 산을 오르지요.

































































                  내려가면서 눈이 그쳤다.















                  사진으로는 잡을 수 없었지만 구름 사이로 해가 들락거리며 젖어있는 잎새가 빛났다 말았다를 
                  번갈아 연출하는 장관을 자주자주 보여 주었다.























                  곰이 자주 출현하나 보다. 대처요령 안내 현수막과 안내판이 여러 곳에.







                 







                  바위 틈으로 나와있는 나무 뿌리.















                  산에 따라 모이는 사람들 성향이 다른가. 이 산은 인기명산 1위라 그런 성향이 있다해도 적용이
                  안될 것 같은 데, 이날 만난 사람들 대부분 부드럽고 상냥하고 노소불문 예뻤다. 산의 기운이란
                  생각보다 강력해 사람들의 분위기를 엇비슷하게 바꿔버리는 걸까.






                  시작할 때는 어두워서 못봤던 탐방센터 입구를 뒤돌아 보았다. 저기 보이는 사람은 일행을 잃어
                  버려 초조해 하고 있었다.







                  원지 시내버스 정류장을 향해서.








                 시내버스 안에서, 가운데 감나무. 이 마을엔 감나무가 정말 많았다. 일교차가 심해서 곶감이 맛있
                 기로 유명하단다.







                  서울 가는 버스에서 카메라를 들고 머리를 이리 굴리 저리 굴리 졸다가 깰 때마다 찍은 사진 중
                  겨우 건진 창 밖 풍경 중 하나.











                         

                         Climbing Mt. Cheonwang (1,915m, one of Mts. Jiri) Jeollanam-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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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3. 10:40 | A |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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