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일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마음에 여유도 없었고 미처 몰랐는데 왼쪽 위에 보이는 초록 육교에서
바라보는 미술관이 장관.
좋아하는 작가의 원작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Minimalism 작가 Richard Serra의 거대한 작품이 여럿. 철판의 두께가 10cm 가량. 어떻게 만들었을까. 옮겼을까. 설치했을까. 쓰러지지 않게 의연하게 중력과 대결하고 서있었다. 작품성이야 할 말이 없는 작가다. 제작과 설치의 문제를 극복한 작가의 역량을 보게 되어 좋았다. 정말 좋았다. - 작가가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는 철공소에서 일했다고 한다.
수첩을 준비 못해 얇은 걸로 구입하고 나왔다.
트램 철로에 핀 작은 꽃들이 앙증맞게 귀여웠다.
유스호스텔에서 미술관, 미술관에서 Burgos 가기 위해 고속버스 정류장으로 갈 때 트램을 탔다. 처음 탈 때 기사 아저씨가 티켓 어쩌구 하신다. 얼마냐고 물으니 기사 아저씨는 트램을 내려 정류장에 있는 승차권 자동 발매기와 자동 입력기를 손수 사용해 보여주었다. 고맙고 미안했다. 이럴 때만큼은 여행객 티나는 동양인 외모가 편했다.
타긴 탔는데 어디서 내려야 하나? 앞 자리 아저씨에게 묻는데 영어가 안통한다. 어쩌지? 하고 쩔쩔 매고 있는데 미술관에서 만난 스위스 여성이 같은 트램을 타고 있었다. 여기서 내리라고 손짓을 한다. 숙소가 미술관 근처였나 보다. 아까는 짐이 없었는데 Camino 복장과 장비로 바뀌어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그곳 의자에 앉아 함께 점심을 먹었다. 단 것이 먹고 싶다고 매점에 갔다 오더니 내 몫으로 쵸콜렛까지 사주신다. 내겐 너무 고마운 첫번째 사람이었다. 준비했던 작은 선물을 드렸다. 그분은 나보다 더 많이 걷기 위해 로그로뇨 행 버스로 먼저 떠났다.
6번 승강장 쪽으로 갔다. 시간이 지나도록 버스는 안나타났다. 모르면 뭐든 물어봐야하는데 티켓에 써있는 Plaza가 승강장 분류번호인 줄알았다. 좌석번호였다. 창구에 가니 무료로 다음 버스표로 바꿔 주었다. 14번 승강장에서 타란다.
티켓에 BUS 45 라고 찍혀 있으면 14번에서 타야 한다. ???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풀어본 답은 정류장이 세 회사로 분류되어 있고 앞자리는 회사, 뒷자리는 버스 분류번호다. 그러니 승강장 14번이면 1번이 회사, 4 번이 분류번호라 40번대 모든 버스가 함께 이용하는 듯했다.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돌아다닐 엄두도 안나고해서 1 시간 이상을 마냥 앉아 기다렸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이다. 이런 일이 가끔도 아니요, 자주 있다는게 문제다.
- 배낭 무게 때문에 Camino 걷기 시작하고 사흘 째 밤에 지도만 빼고 가져갔던 모든 자료를 버렸다. 이 때 미술관에서 얻은 팜플렛도 버렸다.
버스는 사람들도 말이 없고 음악도 없어 조용해서 좋았다.
드디어 도착한 Burgos. 이런 모던한 분위기는 이곳 뿐. 고풍스런 곳이었다. 성당에 안내가 있다고 들었음으로 성당을 향해 걸어갔다. 위의 Camino de Santiago 메뉴에 가시면 성당 1에 Burgos 대성당이 있습니다.
- 여정은 Camino de Santiago 로 이어집니다. 다음 페이지<< 는 Camino 끝난 후의 Madrid 입니다.
